[도서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김진명 소설/줄거리/한반도 핵개발

CULTURE/- Library|2018. 1. 2. 10:41

 제4공화국 시절, 대한민국의 핵무기를 개발하다 미국의 공작에 의해 의문사한 물리학자 이용후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김진명 소설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약 450만부가 팔린그야말로 베스트셀러 중의 초대형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3년 초판 발행된 책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쇄되는 것만 봐도 여전한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김진명 소설가의 책들이 그러하듯, 그리고 내가 선호하듯, 초반부터 내용이 빠르게 전개된다.


"말해보라고 하니까 이상한 얘길 늘어놓더군. 1978년에 사람을 하나 죽였다는 거야. 여러 명이 때려죽였는데 교통사고로 처리해주더래."


"내용을 들어보니 내가 손댈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지금 부두목 하는 놈하고 행동대장 하는 놈하고 셋이서 때려죽이고는 길바닥에 눕혀둔 채 교통사고로 위장하려고 차로 깔아뭉개버렸다는 거야. 그런데 그게 정말 아주 쉽게 교통사고로 처리되더라는 거지."


"그때가 박성길이란 놈이 폭행치사로 수배되어 있을 때인데 이상한 사람들한테 붙잡혔다는 거야. 경찰이나 검찰수사관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느낌이 대단히 이상하더라는 거지. 꼼짝을 못하고 어디론가 끌려갔는데 말짱한 신사복을 입은 점잖은 사람이 나타나서는 시키는 일만 말끔하게 처리하면 형무소 안 보내고 풀어주겠다고 하더래. 그리고 그 일은 사내가 말한 대로 범인 미상의 뺑소리 사고로 처리되더라는 거지."

<본문 중에서...>



그리고 풀려가는 실마리 속에 하나하나씩 맞추어 지는 퍼즐.


 평소 여러권으로 나누어진 장편 소설을 꺼려하지만 이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예외로 둬도 좋을 듯 하다.
한국, 북한, 일본, 러시아, 미국 등 다양한 나라가 등장하는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면서도 그 흐름을 잃지 않아, 한 번 잡으면 놓을 수가 없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인물과 장소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머릿속에서 그림이 그려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책에 실린 작가의 말이 구구절절 옳다고 생각된다.


『수많은 아사자를 내는 극한의 상황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권력 유지를 위해 추진되어온 북한의 핵개발을 찬성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민주주의를 운용할 능력이 충분한 우리 남한의 핵개발도 마찬가지로 주변국의 일치된 반대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있다. 6자회 담이란 궁극적으로는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 역시 국방에 관한 한 영원한 약소국으로 머물러야 한다는 확고하고도 일관된 주변국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핵을 포기하기만 하면 영원한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이제 더 이상 임진왜란도 병자호란도 없는 영원한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을까?』


 이유를 불문하고 국가의 국력은 강해야 한다.






줄거리(완전 스포일러!)
 교도소에 수감중인 조직폭력단 두목 박성길은 누군가의 사주로 13년전 사람을 때려 죽였는데그 누군가가 마치 고위 공무원인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또한 본인들이 저지른 살인사건이 교통사고로 처리가 되고자신은 무혐의로 나왔다고 '최영수' 부장검사에게 자백한다이에 최영수’ 부장검사는 반도일보의 사건 전문 기자인 권순범에게 사건의 진위를 조사해 달라고 부탁한다

 순범은 13년전 박성길에 의해 북악스카이웨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노벨상이 유력한 이용후’ 박사임을 알게 된다그리고 이용후 박사를 국내로 불러들인 사람이 당시의 박정희’ 대통령이었다는 것 까지도.
 한반도의 자주국방을 위해서는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은 이용후 박사와 함께 비밀리에 핵개발에 몰두한다그러나 어느날 이용후 박사는 원인모를 죽임을 당하고대통령 또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권순범 기자의 끈길긴 조사 끝에핵개발을 위한 80kg의 플루토늄이 이미 인도에서 들어와 청와대에 보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미국의 삼엄한 감시로 인해 남한에서는 핵개발이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여대통령은 북한과 함께 공동 핵개발을 진행한다발사를 위한 시건장치는 둘로 쪼개어 남과 북에서 각각 하나씩 관리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몇년 후, 일본이 아시아지역 패권을 위해 독도를 핑계로 한국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침략을 감행한다한국 대통령은 미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몸을 사린다이후 북한 주석이 서울에 도착하여핵폭탄을 일본으로 발사한다.
한국에는 핵이 없을것이라 굳게 믿었던 일본은 요격이 불가능한 최신형의 핵폭탄이 자신의 국가로 날아옴을 확인하자 한번만 용서해 달라고 빌었고한국의 대통령은 일본의 주요도시가 아닌 무인도에 핵을 떨어트림으로써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