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실]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사무엘 비외르크) - 13개국 베스트셀러의 북유럽 추리소설

CULTURE/- Library|2018. 5. 4. 04:04

치밀하게 연출된 살인현장은 어떤 말을 하는 걸까?

  모던 크라임의 새로운 거장으로 주목받는 사무엘 비외르크의 소설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에 이은 「미아 & 뭉크 시리즈」의 두 번째 소설로, 모든 면에서 전작의 영광을 뛰어넘는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특유의 어긋나는 시선과 불안한 가독성이 맞물려 예측불허 미궁으로 독자를 밀어넣는다. 

 

 겨울이 다가오는 노르웨이의 숲. 알몸으로 죽은 열일곱 살 소녀가 발견된다. 별 모양으로 밝힌 촛불 안에 목 졸린 채 누운 카밀라 그린. 양 팔은 특이한 각도로 비틀리고 겁에 질린 두 눈은 크게 뜬 채, 입에는 백합꽃을 물고 있다. 그리고 주변은 온통 새의 깃털로 가득하다. 이 기이한 사건은 또다시 특별수사팀을 이끄는 뭉크의 몫으로 떨어진다.

  그 사이 스컹크라는 닉네임을 가진 신비한 해커가 찾아낸 동영상이 수사팀에 전달된다. 영상 속에서 생전의 카밀라 그린은 감금된 채 커다란 쳇바퀴를 돌려 얻은 동물 사료로 연명했다. 그녀 뒤편 벽에 쓰인 글씨가 보였다. ‘선택받은 자.’ 여기에 흐릿한 그림자로 드러난 깃털 달린 생명체. 수많은 증거와 자료에도 불구하고 수사는 공회전을 거듭할 뿐인데…….

<교보문고 책 소개 중에서...>


  정서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해당 언어가(노르웨이어, 스웨덴어) 원래 그러한 것인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북유럽 추리소설을 읽는 데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북유럽 추리소설의 대가라 불리우며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던 요 뵈스네의 '스노우 맨' 또한 그러했다. 



 이번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 또한 이러한 편견으로 인해서 초반에 집중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조금 읽다가 재미없으면 그냥 책을 덮을 생각으로 읽어 나갔다. 다행스럽게도 편견을 잘 이겨내고 끝까지 읽었고, 이는 옳은 선택이었다.


 기본적으로 사백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에는 중후반부 어느 구간에서 몰입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는 갈수록 흥미진진해져서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실제  새벽까지 읽다 도저히 그날 다 읽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억지로 잠을 청하고 다음날 다시 읽었다.


  그러나 내가 북유럽 스타일의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현실세계에서는 피해자와 범죄자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어도 살인, 납치 등의 사건이 발생할 수 있지만, 책 속에서만큼은 범죄자와 피해자의 특별한 관계가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과거에 고백을 거절당해서 납치를 계획했다던지 하는 그런 인과관계 말이다. 특별한 원한관계가 없이 희생되어지는 피해자들을 보면 설령 이러한 사건들이 실제 벌어진다하더라도 공감하며 읽기에는 어렵다. 


  형사 '뭉크'와 '미아' 그리고 주변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잘 되어 있는데 반해 범인에 대한 배경 및 설정은 상당히 빈약하게만 느껴진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딱히 사건과 크게 연관이 없는 인물들이 대부분이고 이로 인해 많은 시간이 허비된다. 아마 실제 범죄사건이 발생하면 이런 느낌이려나 싶다.  


 1. 오컬트 적인 형태를 한 소녀시신이 숲 속에서 발견된다. 

 2. 그리고 부검 결과, 그 소녀의 장기에서는 동물 사료만이 들어 있다.

 3. 어딘 가에 감금되어 쳇바퀴를 돌리면 동물사료가 식사로 제공되는 엽기적 범죄의 피해자임이 밝혀지고, 또한 이 모습이 실시간으로 누군가에게 중계가 되고 있었는데...